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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이로 네가 왔다

05

춘천에서 함께한 밤

5화 대표
5화 대표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왔다.

고성에서 한 달 동안 함께 지냈던 그 아이와 나는 서로 사는 곳이 달랐다.

자주 만날 수 있는 사이도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는 대학 학보를 서로 보내며 연락을 이어갔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언제든 연락할 수 있던 때가 아니었다.

학교에서 발행하는 학보를 보내면서 짧은 안부인사를 적었다.

“잘 지내지?”

“학교생활은 어때?”

그 정도의 짧은 인사가 전부였다.

특별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그 아이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었다.

한 번쯤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학보를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갑자기 찾아가겠다고 하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춘천에 놀러 가도 될까?”

그 아이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었다.

그리고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춘천으로 놀러 오라고 했다.

그 아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춘천으로 갔다.

중도로 들어가기 위해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배를 타고 섬으로 건너가는 것이 그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중도에서는 여러 가지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하루 종일 놀고 나서 춘천 시내로 나갔다.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다.

밤이 되자 모두 피곤했는지 하나둘 잠이 들었다.

그런데 그 아이와 나는 잠들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아버지와의 사이가 틀어진 것에 대한 고민을 그 아이에게 털어놓았다.

그 아이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 아이는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이었다.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유치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직 이런 고민에 머물러 있는데, 그 아이는 자기 앞날을 위해 하나씩 준비해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 아이가 나보다 훨씬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그 아이의 모습에 이끌렸던 것 같다.

그러다 그 아이가 여름 아르바이트 때 내가 일기를 쓰던 것을 기억해냈다.

“지금도 일기 써?”

그리고 쓰고 있다면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이제 일기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여름에 매일 일기를 쓰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그 아이가 보여달라고 해서 다음 날 아침이면 일기를 썼다.

어쩌면 그때 내가 일기를 계속 쓸 수 있었던 것도 그 아이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많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이와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시간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게 춘천에서의 밤이 지나갔다.

2026.10.05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