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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이로 네가 왔다

03

자연을 따라 만난 아이

3화 대표
3화 대표

어릴 때 나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보며 자랐다.

시골에서 자라 학교에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했다.

들판을 지나고 나무와 새를 보며 계절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느꼈다.

그래서인지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관심으로 환경보전 활동을 하는 동아리에 들어갔다.

여러 대학 학생들이 함께하는 동아리였다.

서로 다른 학교 학생들이 모였지만,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금방 어울릴 수 있었다.

그곳에서 또 한 명의 여자아이를 만났다.

짧은 머리에 얼굴은 조금 까무잡잡했다.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고, 조금은 까칠한 느낌도 있었다.

그 아이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 유독 자주 하던 말이 있었다.

“오늘 우리 뭐 할 거?”

나는 그 말투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가끔 그 아이의 말투를 따라 하며 장난을 걸었다.

“오늘 우리 뭐 할 거?”

그러면 그 아이는 화를 냈다.

나는 그 반응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가끔 일부러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굳이 그 아이의 말투를 따라 하면서 장난을 걸었던 것도 그 아이가 조금은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아이가 화를 내는 모습도 싫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장난을 걸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 아이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

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고, 내가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곤 했다.

그 아이는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런 시간이 이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마음이 갔다.

그 아이는 다른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에도 자주 나오지는 못했다.

그럴 때면 나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때는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었다.

전화를 하면 부모님이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조금 당황했다.

그래도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거는 일은 처음보다 어렵지 않았다.

한번은 팔공산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했다.

산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내려오는 길이었다.

우리가 들고 있던 쓰레기봉투가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졌다.

안에 있던 쓰레기가 바닥으로 쏟아졌다.

우리는 쓰레기를 다시 주워 담았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에 봉투가 또 찢어졌다.

이번에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다가 웃음이 터졌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재미있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인지 우리는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동안 여러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하며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첫 학기가 끝났다.

그리고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2026.10.05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