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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이로 네가 왔다

12

만나지 못하는 시간

12화 대표
12화 대표

1학기에는 대학생활 자체가 낯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만난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도 시작했다.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공부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1학기 성적은 기대했던 만큼 나오지 않았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번에는 공부를 제대로 해야 했다. 1학기처럼 지낼 수는 없었다. 성적을 많이 올려야 했다.

하루의 시작부터 달라졌다.

기숙사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씻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먼저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자리를 잡아놓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어느새 내 일상이 되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도서관에 있었고, 수업이 끝나도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주말에도 학교 도서관에 나가 공부했다.

같은 학과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도 만들었다.

서로 모르는 부분을 묻고,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을 함께 정리하며 중간고사를 준비했다.

그런데 어느 날, 스터디를 하다가 이상한 모습을 발견했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 사이에서 선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자리를 옮기는 사람이 있으면 그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었다.

‘선이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선은 우리 학과도 아니었고, 이 스터디에 함께할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선을 찾고 있었다.

공부에 집중하려고 만든 자리에서, 정작 나는 공부와 상관없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도 나를 생각할까?’

나는 선을 찾고 있었지만, 선도 나를 찾고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동아리 모임에 나오지 않는 것을 선이 알고 있을까.

혹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다시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동아리 모임에 빠지는 날도 생겼다.

누구와 약속을 끊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공부를 하다 보니 동아리에 갈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선을 만나는 일도 뜸해졌다.

그런데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선은 오히려 더 자주 떠올랐다.

광교산에서 나란히 산을 내려오던 길도 생각났다.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함께 걸으며 몇 마디를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그때의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날 스터디 자리에서 선을 찾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나서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는 선을 만나고 싶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선도 나를 생각하고 있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간고사는 그렇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2026.10.07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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