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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사이로 네가 왔다

13

나도 보고 싶었어

13화 대표
13화 대표

중간고사가 끝났다.

책을 덮고 나니 이상하게 선이 생각났다.

광교산에서 함께 산을 내려오던 날이었다.

사람들이 앞서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조금 뒤처져 있었다.
그때 선이 뒤에서 다가와 내 옆에 나란히 걸었다.

“너 노래 정말 잘하더라.”

“뭐, 보통이지.”

별것 아닌 대화였다.

그런데 그날 이후, 그때의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중간고사가 끝난 첫 주말, 나는 오랜만에 동아리 모임에 나갔다.

오랜만에 모인 회원들 때문인지 모임 장소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시험 이야기를 나누느라 여기저기서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랜만이다.”

“시험 잘 봤어?”

회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응.”

사람들로 가득한 자리였지만, 이상하게 나는 혼자인 것 같았다.

내 눈은 계속 사람들 사이를 살폈다.

선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조금 늦게 올까 싶어 몇 번이나 문 쪽을 바라봤지만, 끝내 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모임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마음이 허전했다.

다음 주말, 나는 다시 동아리 모임에 나갔다.

모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너편에 앉아 있는 선이 보였다.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모임 중이라 인사를 나눌 수는 없었다.

나는 앞을 보고 앉아 있으면서도 자꾸 선에게 시선이 갔다.

모임이 끝났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선에게 다가갔다.

“선아.”

선이 돌아봤다.

“어? 왔네.”

“응. 오랜만이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선이 물었다.

“지난주에는 왜 안 나왔어?”

“중간고사 때문에. 1학기 시험을 망쳤거든.”

선이 웃으며 물었다.

“그래? 시험 잘 봤어?”

그 순간 나는 그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

‘나 보고 싶었어?’

나도 모르게 대답했다.

“나도 보고 싶었어.”

말이 입 밖으로 나온 순간, 나도 멈췄다.

선의 표정이 굳었다.

“……뭐?”

선의 얼굴이 조금씩 붉어졌다.

나도 그제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차렸다.

“아니…… 시험은 그럭저럭 봤어.”

급하게 말을 돌렸다.

선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다른 여학생들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나 먼저 갈게.”

선은 황급히 그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 자리에 남았다.

조금 전 내 입에서 나온 말이 자꾸 떠올랐다.

나도 보고 싶었어.

잘못 들은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어쩌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2026.10.07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