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o Writer
계절 사이로 네가 왔다

09

누구를 찾는 거야?

9화 대표
9화 대표

동아리 모임은 매주 한 번씩 2층 동아리방에서 열렸다.

나는 부회장이었기 때문에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했다. 여러 대학에서 온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참석자들을 챙기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일도 내 몫이었다.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선도 동아리방에 있었다.

나는 모임을 진행하느라 선을 계속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선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잠깐 자리를 비운 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자꾸 선이 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비어 있었다.

나는 무심코 그쪽을 바라보았다.

없었다.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다.

선은 들어오지 않았다.

점점 마음이 초조해졌다.

결국 나는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동아리방을 나왔다.

2층 복도를 둘러봤지만 선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3층 강당으로 올라갔다.

강당 문을 여는 순간 한 여학생이 안에서 나왔다.

그 아이 뒤로 강당 안을 바라보니 선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여기 있었구나.’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바로 그때 선과 친하게 지내던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누구 찾는 거야?”

순간 당황했다.

내가 선을 찾고 있다는 것을 들킨 것 같았다.

“아, 그냥…… 사람을 찾고 있었어.”

나는 얼버무렸다.

그 여학생은 선과 가까운 사이였다.

나는 괜히 내가 선을 찾으러 다닌 이야기를 선에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거가 있는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물지 않고 다시 2층으로 내려왔다.

모임은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자리에 앉아 진행을 이어갔다.

잠시 뒤 동아리방 문이 조용히 열렸다.

선이었다.

선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 자리에 앉았다.

나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3층에서 만났던 여학생이 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선의 옆에 몸을 조금 숙이더니 무언가를 귀엣말로 속삭였다.

나는 무심한 척 앞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신경은 자꾸 두 사람에게 쏠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선이 잠시 고개를 들어 내 쪽을 흘깃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칠 것 같자 선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 내 이야기를 한 건 아닐까?’

아까 3층에서 마주쳤던 일이 떠올랐다.

내가 선을 찾고 있었다는 것을 그 여학생은 알고 있었다.

혹시 그 이야기를 지금 선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모임을 이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내 마음이 만들어낸 지레짐작이었을 것이다.

그 여학생이 선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때의 나는 선과 관련된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날 나는 선이 잠시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직접 찾아 나섰다.

그리고 내가 선을 찾았다는 사실이 선에게 알려질까 봐 불안해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언제부터 선을 이렇게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

2026.10.05 발행